[K-한식 디렉터 장윤정]의 경남 향토음식 34회, 사천 하모샤브샤브

남해 바다가 키운 보양 별미, 사천 하모샤브샤브 이야기

사천 바다의 갯장어를 맑은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고급 향토음식

한식명인 장윤정이 바라본 하모샤브샤브의 계절성과 음식문화적 가치

[K-한식 디렉터 장윤정]의 경남 향토음식 34회, 사천 하모샤브샤브의 품격 사진 미식 1947

 

 

 

남해 바다가 키운 보양 별미, 사천 하모샤브샤브 이야기

 

경남 향토음식 서른네 번째 이야기는 사천 하모샤브샤브입니다. 함안 소고기국밥이 장터의 뜨끈한 국물과 내륙 밥상의 든든함을 보여주었다면,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남해 바다가 품은 갯장어의 담백한 맛과 한식 보양 음식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고급 향토음식입니다.

 

하모는 갯장어를 뜻합니다. 남해안에서는 오래전부터 갯장어를 회로 먹거나, 뼈째 촘촘히 칼집을 넣어 샤브샤브로 즐겨 왔습니다. 특히 사천과 삼천포 일대의 바다 음식문화에서 하모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단순히 생선을 끓여 먹는 음식이 아니라, 손질과 칼집, 육수와 데치는 시간까지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음식입니다.

 

하모샤브샤브의 아름다움은 갯장어 살이 육수에 닿는 순간 드러납니다. 잘 손질한 하모를 뜨거운 육수에 살짝 넣으면 살이 오므라들며 꽃처럼 피어납니다. 이 장면은 하모샤브샤브를 특별하게 만드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음식이 익어가는 모습 자체가 하나의 미식 경험이 됩니다.

 

사천 하모샤브샤브의 핵심은 맑고 깊은 육수입니다. 갯장어의 담백함을 살리기 위해 육수는 지나치게 강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시마, 무, 대파, 양파, 마늘, 표고, 멸치 등을 은근히 우려내어 맑은 감칠맛을 만들고, 그 안에 하모를 살짝 데치면 생선의 단맛이 육수와 어우러집니다. 좋은 육수는 하모의 맛을 덮지 않고 받쳐주어야 합니다.

 

하모는 손질이 까다로운 식재료입니다. 잔가시가 많기 때문에 촘촘한 칼집을 넣어야 부드럽게 먹을 수 있습니다. 칼집이 너무 얕으면 가시가 거슬리고, 너무 깊으면 살이 흐트러집니다. 하모샤브샤브는 한식 조리 기술 중에서도 섬세한 손끝이 필요한 음식입니다. 이런 음식이야말로 한식명인이 기록해야 할 향토음식입니다.

 

하모샤브샤브는 담백하지만 결코 밋밋하지 않습니다. 살짝 데친 하모는 부드럽고 고소하며, 씹을수록 은근한 단맛이 올라옵니다. 여기에 부추, 미나리, 양파, 버섯, 배추 같은 채소를 곁들이면 향과 식감이 더해집니다. 초고추장이나 간장소스, 된장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하모의 맛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한식명인 장윤정의 시선에서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계절을 가장 섬세하게 먹는 음식입니다. 좋은 향토음식은 지역의 자연을 닮습니다.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남해 바다의 맑은 맛, 여름 보양의 지혜, 조리자의 칼끝 기술이 모두 들어간 음식입니다. 단순히 재료가 좋은 음식이 아니라, 좋은 재료를 가장 아름답게 먹는 방식입니다.

 

이 음식은 상차림도 중요합니다. 넓은 접시에 하모를 꽃잎처럼 가지런히 펼쳐 담고, 채소는 색과 향을 고려해 정갈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육수 냄비는 중앙에 놓고, 양념장은 작고 단정한 그릇에 담아야 합니다.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요리책 이미지로도 매우 훌륭한 음식입니다. 하모의 하얀 살, 초록 채소, 맑은 육수, 도자기 그릇이 어우러지면 고급 한식 상차림이 완성됩니다.

 

하모샤브샤브는 여럿이 함께 먹을 때 더 맛있는 음식입니다. 뜨거운 육수 앞에 둘러앉아 하모 한 점을 넣고, 꽃처럼 피어나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건져 먹습니다. 먹는 사람의 손이 조리의 마지막을 완성하는 음식입니다. 한식에는 이렇게 함께 끓이고, 함께 건져 먹고, 함께 나누는 음식문화가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남해안 향토음식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남해 바다는 다양한 해산물을 내어주지만, 그 해산물을 어떻게 손질하고 어떻게 먹는가에 따라 음식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하모샤브샤브는 갯장어라는 식재료를 가장 섬세하고 품위 있게 즐기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해산물 요리가 아니라 사천 바다의 미식 문화입니다.

 

오늘날 K-한식의 관점에서도 하모샤브샤브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음식입니다. 외국인에게도 샤브샤브라는 방식은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갯장어가 꽃처럼 피어나는 장면은 시각적인 매력이 큽니다. 여기에 남해안 지역성, 제철 식재료, 보양식의 의미를 함께 전달하면 훌륭한 K-푸드 콘텐츠가 됩니다.

 

향토음식은 깊이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올려놓는다고 향토음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식재료의 역사, 조리 기술, 먹는 방식, 지역의 자연과 생활이 함께 담겨야 합니다.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그 조건을 충분히 갖춘 음식입니다. 그래서 34회차는 이 음식으로 다시 잡는 것이 맞습니다.

 

미식1947요리전문신문은 이번 연재를 통해 경남 향토음식을 단순한 음식 소개가 아니라, 지역의 자연과 사람, 식재료와 조리 철학이 담긴 문화 기록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한식명인 k-한식디렉터장윤정은 사천 하모샤브샤브를 통해 남해안 향토음식의 품격과 한식 조리 기술의 섬세함을 다시 바라봅니다.

 

저서 장윤정의요리에세이사철가와 야무진장윤정의간편한중식요리에서 보여준 음식 기록의 감각처럼, 사천 하모샤브샤브 역시 한 냄비의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바다와 조리자의 손끝을 읽게 하는 음식입니다. 갯장어의 하얀 살, 뜨거운 육수, 꽃처럼 피어나는 순간, 함께 나누는 식탁이 모두 이 음식 안에 담겨 있습니다.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한식명인이 기록할 만한 향토음식입니다. 재료가 분명하고, 조리 기술이 필요하며, 계절성과 지역성이 뚜렷합니다. 경남 향토음식의 서른네 번째 이야기로 이 음식을 다시 잡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장윤정의 한 줄 해석
사천 하모샤브샤브는 남해 바다가 키운 갯장어를 맑은 육수에 살짝 데쳐 꽃처럼 피워 먹는, 사천의 품격 있는 여름 보양 향토음식입니다.

 

 

 

 

 

작성 2026.06.19 21:22 수정 2026.06.19 21:22

RSS피드 기사제공처 : 미식1947 / 등록기자: 장윤정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튜브 NEWS 더보기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

캔바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l Canva 팝업 행사 디자인 과정 공개

내면의 깊은 성찰과 거룩한 감사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7)